박사논문 쓸 때 꿈을 근래에 많이 꾼다. 그런데 그때의 꿈에 대한 메모이다.
(원래 글이 있었던 사이트의 게시판은 사라졌다.)
-----------------------------------------------------------
가끔 신라시대가 꿈에 나온다. 사실 그 세계가 신라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그렇게 느끼고플 뿐이다.
거기서 나는 그저 유령처럼 그 세계를 엿볼 뿐 실존하고 있지 않다.
물결 속에 비친 흔들리는 물상을 지켜보듯, 그 곳에서 나의 감각은 멍하니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언젠가 향가에 관한 연구가 잘 된다면 그 세계의 아무 것이나 만지고, 느끼고, 사랑하며 미워할 수 있을 게다.
내가 그 세계를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그것만을 늘 간절히 바랄 것이다.
---------------------------------------------------------
박사논문에 저 세계를 그리고 싶었는데... 결국 잘 안 되었다.
그래도 저 꿈 덕분에 내가 죽으면 저 세계에 가는 걸로,
가야할 것으로 믿으니 죽는 게 그리 두렵지 않았다.
사실 공부를 그만두고 멀리 떠날 작정을 하고 쓴 논문이었다.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