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청춘'이란 누군가의 소리를 욕하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내 청춘을 백업해 두고 싶어졌다.
1.
그래서 옛날옛적 어딘가에 적어 두었던
박사논문 작성 과정을 대략 정리한 파일이다.
대체로 실명을 빼고 특정 대상에 대한 과한 표현들을 없앴지만,
중2병스러운 민망한 표현은 부끄러워도 그대로 두었다.
캡처를 하다가 말아서, 묘하게 열린 결말처럼 되어 버렸다.
군에서 병장 시절, 목적 없이 자유롭게 이것 저것 읽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목적 없이 읽었던 것들이 다 연결되며 논문을 쓸 수 있었다.
마구잡이로 읽고 쓴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다 향가의 혼이 인도해준 것일까나.
2.
저 글에서 이따금 언급되는,
1996년의 나를 인터뷰한 교내 신문 기사도 있었다.
나름 열심히 인터뷰한 내용은 다 잘리고,
잘난 척 허세와 불평불만만 남아 부끄럽지만 그것도 내 청춘이었겠지.
대체 이 사람은 어떤 미래를 맞을지 궁금하다.
...라는 생각을 한다.
3.
그런데 저렇게 청춘을 보낸 사람(들?)은 다 내가 아닌 것 같다.
나는 저렇게 비장하게 살지 않았다.
만화도 잔뜩 보고 게임도 많이 하고,
장르소설이며 괴작 드라마도 질리도록 봤지만
그런 얘기는 거의 적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청춘에서 정말 즐겁고 소중한 부분들은 그렇게 놓치고 잊히는 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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