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성균관대 수업계획
올해는 신임교원이라 수업을 매학기 1개만 했다.
그나마 대학원과 해외 교류 관계 과목만 하고, 국문과 학부 전공 수업은 안 했다.
이제 내년부터 주전공인 고전시가를, 학부에서 수업한다.
생애 처음으로 다음 학기에는 학부-대학원-교육대학원에 걸쳐 순전히 '고전시가'만 담당한다.
경남대 시절 어느 기특한 만학도와의 대화 한 토막.
"교수님, 수업을 들으니 고전시가가 참 재밌네요. 다음 학기엔 고전시가 무슨 과목이 또 있어요?"
"고전시가 과목 하나뿐이에요. 더 없어요."
"...... 그럼 더 공부하려면 어째야 합니까?"
"글쎄요... 대학원을 오세요."
"......"
이런 민망한 대화는 학부제 탓이기도 하고, 모든 과목이 매년 개설되는 탓이기도 하다.
이게 어디 경남대만의 문제랴.
국문과는 학부제를 거쳐야 하고, 국어교육과는 교과교육이 위세를 떨치면서
아직도 고전시가 과목이 둘 이상 되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흔치 않다.
방송대가 강독과 시가론 두 과목을 갖춘 게 참 대단해 보인다.
(고소설론과 작가론을 통폐합하는 와중에서도 말이다.)
학부제와 교과교육론도 꼭 필요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하필 고전문학이 그때문에 몫을 잃어가는 게 안타깝다.
그렇지만 그 책임은 나처럼 정통 고전문학의 사회적 가치를 입증, 규명하는 데 소홀했던
연구자들에게 먼저 돌아가야 할 것이다.
성대는 모든 과목을 매년 개설하지 않는데, 1년간 개설되는 고전문학 과목 수는 경남대와 똑같이 7~9개 쯤 된다.
그런데 고전시가 과목 종류는 아직 3개라서, 그 중에 2개만 개설하면
저렇게 기특한 질문에 민망한 대답을 해대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내가 부임하면서 교과 개편을 해서 '강독-론-활용'의 단계적 체계도 어설프나마 갖추었다.
내겐 역사에 남을 만한 좋은 연구자가 될 소질은 없다.
서글프지만 내 연구가 대단치 않다는 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그러나 다만 기억에 남는 좋은 선생이고 싶다.
내가 일생을 바쳐 좇았던 꿈, 마주했던 텍스트가 이 이 세상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지적 유희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쉬운 말글로 알려주고 싶다.
그러니까 수업 계획을 잘 짜고 강의안을 열심히 만들려고 한다.
고전시가의 신이여, 내게 능력과 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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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고전시가론(전공일반), 고려가요연구(대학원), 한국고전시가론(교육대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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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고전시가의이해(전공핵심), 동아시아고전학입문(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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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시가와 문화예술 (2014-1)
- 근세시가의 문화적 배경(음악, 미술, 미학) -> 서정성 일반론(비교문학) + 현대적 활용 방안(창작 원천) 모색.
- 계몽기시가와 문화론 / 근세시가와 예술론 / 고대시가와 정신사.